[성명서] 신미산 골프장 도시계획위원회 부결 결정

2009년 10월 10일 | 성명서⋅보도자료


2009년 3월 2일 경기도 도시계획위(이하 “도시계획위”)는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 미산골프장 시민대책위가 1월 14일부터 48일동안 이곳 경기도청 앞에서 노숙하며 요구하였던, 미산골프장의 인허가를 취소한 것이다. 먼저 이 결정을 환영하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도시계획위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지나간 긴시간 동안 우리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을 많은 분들에게 감사와 함께,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었다면 용서를 청한다.

1. 미산골프장은 바로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의 모습

2007년 2월 미산골프장의 입안서가 안성시에 접수되었다. 이것이 2007년 1월 경기도에 접수되어, 2009년 3월 2일에 이르기까지, 미산골프장의 입안서는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하나씩 적나라하게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었다.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 양심과 상식을 버리고, 편법과 탈법을 해서라도 목표를 달성하려는 불의한 사회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며, 우리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이기도 했다.

1. 삶의 위기를 살고 있는 우리

우리의 삶이 지금 가능한 것은, 우리와 함께 생존하는 많은 다른 삶의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삶의 이웃들에게 감사할 줄 모르고,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잘 먹고 조금 더 잘 살고자 하는 우리 자신들의 욕망만을 생각하곤 한다. 바로 이러한 우리의 모습 때문에,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생존을 가능하게 할 삶의 이웃들이 하나씩 그 모습을 감춰가고 있고 있다.

1. 미산골프장은 우리 삶의 이웃들에 대한 생존위협

미산골프장은 (주)서해종합건설에 의해,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3리 산28번지 일원의 109만 제곱미터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우리가 미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천주교 미리내성지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2007년 11월 8일의 창립선언문에서도 분명히 밝혔듯이, 우리의 반대는 미산골프장이 우리 삶의 기반이기도 한, 우리 삶의 이웃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미산골프장이 위치하는 곳은, 산사태로 우리 삶의 이웃인 사람들이 2명 사망하였고, 또 다른 이웃들인 수많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동물들이, 우리 인간들보다 더 먼 시간부터 시간을 알 수 없을만큼 오랫동안 살아온 곳이다. 또한 여전히 산사태 위험이 높아 또 다른 이웃들인 마을주민과 골프장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곳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은 언제 1991년 7월과 같은 폭우가 미산골프장 예정지에 쏟아질지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경기도 용인과 안성지역에서 있었던 1991년 7월의 대참사는 싸이클론이나 카트리나 같은 대재앙이 남의 일이 아님을 경고하고 있다.

1. 법을 어기고 검은 돈이 오간 골프장사업

이러한 곳에서 법을 어겨가며, 검은 돈이 오가면서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동희 안성시장은 골프장사업의 편의를 봐달라는 사업자로부터 2006년 2월 돈 1,000만원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측근들에게 전달된 돈으로 선거도 치루었다. 그리고 미산골프장 예정부지에서 2002년과 2004년 나랏돈으로 법을 어겨가며 대규모의 간벌사업을 시행하였다. 2004년에는 표고자목을 명분으로 한 대규모 벌채 또한 승인하였다.

미산골프장 예정부지는 산사태로 2명이 사망하고 산사태 위혐이 높은 곳이어서, 나랏돈을 들여 대규모 사방지 사업을 했던 곳이다. 그런 곳의 일부인 산16번지와 산17번지에서는 사방지도 해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랏돈으로 법을 어겨가며 대규모 간벌이 자행되었다. 안성시는 스스로 백서까지 펴내며 1991년 7월의 재앙을 대비하겠다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1. 엉터리 서류에 거짓말까지 동원하는 골프장사업

미산골프장 예정부지에서는 이미 2002년과 2004년 두 번에 걸쳐 사업이 신청되었고, 2번 모두 환경부로부터 부동의되었다. 환경부에서 두 번이나 같은 지역의 사업신청을 부동의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성시는 2005년 2월 신청된 미산골프장 인허가서류의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사업자가 제출한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에서는 1991년 7월의 산사태로 인한 2명의 사망사고와, 이에 따른 대규모 사방사업시행, 산림청에서 산사태1등급지라고 고시할 만큼 높은 산사태위험성 등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사업자가 평가기간을 1995년 이후로 제한하였다 하더라도, 인명사고가 발생했고, 여전히 그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면 이것이 다루어지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안성시는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것은 1991년 7월 미산골프장 예정부지에서처럼 2명의 인명사고가 난 스테이트월셔골프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테이트월셔의 경우는 아예, 도시계획위에 출석한 안성시 공무원이 인명사고가 없었다고 위증까지 하였다.

1. 법을 어기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기도의 골프장행정

대한민국은 법에 의해 지배를 받는 곳이다. 2007년 5월 환경부는 미산골프장에 대해 경사도 20도 이상지역은 자연그대로 보호하라는 취지의 협의를 해주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해 경기도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경기도는 이를 지키지 않았고, 2009년 1월 16일 이를 철저히 무시하면서 미산골프장에 대해 조건부 의결을 하였다.

2009년 2월 27일 경기도는 안성시와 전북산림조합을 대동하고, 미산골프장에서 숱한 의혹을 받아온 산림(입목축적)조사에 대한 현장확인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조사자의 엉터리조사 고백에 따라, 급기야 3월 2일 도시계획위를 다시 열고, 조건부 의결을 취소한 후, 미산골프장 사업에 대해 부결결정을 하였다.

2월 27일 하루 몇시간 동안에 확인할 수 있는 현장확인이 2007년 1월 4일 경기도에 서류가 제출된 이후, 2년 동안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기도에 미산골프장의 산림(입목축적)조사보고서가 제출된 것만 4번이다.(2006.12, 2007.4, 2007.5, 2008.6) 그리고 매번 엉터리조사의 논란에 휩싸였다. 100만명의 국민과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반대서명하였고, 숱한 엉터리 논란에 휩싸인 사업에 대한 현장확인은 상식이 아닌가?

그러나 상식은 지켜지지 않았다.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사업자가 사업부지와 인접한 곳의 미술관과 주택들이 없는 과거의 항공사진을 제출하였을 때도 현장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경기도 골프장 행정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경기도에 의하면, 김문수지사가 허가한 골프장수가 26개다.

1. 조작과 거짓말도 일삼는 경기도의 골프장행정

2008년 7월 이후 경기도는 대책위와 미산골프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다룰 대화창구를 가동하였다. 그리고 준비위원회의 5번, 대화 2번을 하였다. 그러나 경기도는 12월 3일 종료된 대화창구의 결과보고서를 조작하였다. 그리고 조작된 보고서를 도시계획위에 제출하였으며, 또 다시 조작된 보고서를 천주교 사제들과 경기도의원들에게도 보냈다.

그리고 2월 27일 전북산림조합 조사자의 고백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미산골프장 산림(입목축적)조사의 문제점에 대해, 김문수지사까지 나서서, “문제없다” “정의다”라고 강변하였다. 심지어 여의도까지 찾아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종교가 행정에 대해 근원적으로 불신하고 자기 맘대로 안되면 악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는 말까지 하였다.

김문수지사는 이미 2008년 9월과 11월 현장확인을 한 민주당 이대근의원의 도정질의 때도 현장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항의하였었다. 이처럼 미산골프장을 통해 나타난 경기도와 안성시의 행정의 모습은, 목표달성을 위해, 상식을 저버리고, 법도 무시하며, 조작과 거짓말까지 일삼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3월 2일 도시계획위는 보도자료에서 “골프장 도시계획결정에 있어 그동안 법이 정한 절차를 충실히 지켜왔고, 향후에도 법 절차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심의해 나갈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2008년 12월 14일 도시계획위원장은 천주교수원교구 사제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도시계획위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으므로 믿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도시계획위원장이 보낸 편지의 붙임자료는 공석 중이던 천주교경기도공무원교우회장의 명의를 도용하여 보내진 조작된 대화창구보고서였다.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



우리의 요구

경기도는 2월 27일 현장확인을 하고, 다음 근무일인 3월 2일 오전에 도시계획위를 개최하는 놀라운 신속성을 보였다. 이에 우리 시민대책위는 경기도에 3월 4일까지 답변을 요청한다.

1. 도시계획위와 관련된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라.
①. 경기도가 공식으로 인정하고 있는 전북산림조합 조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②. 전북산림조합의 조사보고서 이외에, 미산골프장의 입안서류와 관련하여 경기도가 인정하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③. 3월 2일 도시계획위 부결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④. 환경정책기본법 26조의 성실이행 조항이 강제규정이라는 환경부의 의견에 대한 경기도의 의견은 무엇인가?
⑤. 허위문건임이 밝혀진 경우, 도시계획위의 심의는 무효가 되는가?
⑥. 안성시로 보낸 도시계획위의 결정내용은 무엇인가?

2. 미산골프장과 관련된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라.
①. 안성시가 자행한 2002년과 2004년 국비를 이용하여 법을 어긴 간벌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라.
②. 2004년 표고자목을 명분으로 모두베기가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도 그 목표가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
③. 사방지 상태에서 국비를 이용한 위법적 간벌이 시행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
④. 미산골프장 부지에서 발견된 대규모 소나무 벌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

3.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및 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한다.
①. 공석중인 천주교공무원교우회장의 명의를 도용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②. 국회의원, 도의원에게 거짓말을 하고, 도청 홈페이지에도 거짓 공시를 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③. 도시계획위에 조작된 문건이 제출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④. 미산골프장 인허가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각종 사안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⑤. 미산골프장 인허가과정에서 환경부의 협의의견이 무시되고, 국립환경과학원의 현지조사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사안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⑥. 단 하루의 현장확인이면 족할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와 수많은 민원을 야기시키고, 경기도행정의 신뢰를 실추시킨 업무의 담당자와 책임자를 문책하라.
⑦. 경기도 행정이 합법적이고 정의롭다면서 종교비난까지 서슴치 않은 김문수지사는 대책위와 도민에게 사과하라.

4. 골프장행정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라.
①. 땅에 떨어진 경기도 골프장행정의 신뢰도 개선의 대책을 제시하라.
②. 현장확인조차 하지 않고, 거짓말과 변명만 일삼는 공무원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라.
③. 엉터리 문건을 제출하는 사업자와 산하 자치단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라.  

2009년 2월 27일의 현장확인을 통해, 우리가 주장했던 많은 문제점 중 일부가 확인되었고, 경기도의 거짓말 행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에 우리는 미산골프장의 반대가 우리와 함께 생존하는 삶의 이웃들을 위한 절박한 문제임을 고려하여, 우리의 요구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응답이 있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2009년 3월 3일

미산골프장 저지 및 생명환경보전을 위한 시민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