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법률센터 변호사 연수 시보 후기

2011년 5월 9일 | 활동소식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다라는 말을 할때면 주위의 사람들은 너는 환경보호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어본다. 그럴때면 나는 재활용하기 에너지절약하기 등을 말해보지만, 그게 무슨 환경보호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 사실, 환경보호라는 것은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 불편하게 살기. 이것은 얼핏 작아 보일지라도 환경보호라는 목적에 다가가는 가장 큰 걸음이다.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거의 모든 문제들은 우리가 조금 더 편하게 살기 위해 만들어낸 것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니까 말이다.

자동차이니 일회용 용품이니 이런 것은 사실 흔하게 들어왔고, 최근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발전 역시 근본적으로 편하게 살기 위한 우리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산물이다. 여러 전자제품들을 콘센트에 꽂고, 그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기계들을 콘센트에 꽂고, 끝없이 확대되어 가는 에너지 소비 욕구(사실 이것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에너지 소비형태를 개발하고 그것을 일반에게 판매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고 미디어를 통해 광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테면 정수기와 공기정화기를 사서 콘센트에 꽂아야만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우리도 그렇게 인식하지만, 사실은 그것들을 만드는 과정 및 그 제품들을 사용하기 위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더 큰 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 제품들이 존재하지 않아야 도리어 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본래 없어도 될 새로운 욕구를 계속 발생시켜 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극명한 모순이다. 같은 국가이자 사회이며 심지어는 같은 언론이, 한편으로는 이렇게 새로운 욕구를 발생시켜 자본을 벌어들이는 것을 최고의 미덕이라 일컫고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겨난 욕구로 인하여 발생하는 오염을 심각한 사회문제이므로 멀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현실이 말이다.)를 기존의 발전 방식으로는 만족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생겨난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원자력 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만이 환경보호인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또한 우리가 원자력 발전이 ‘필요 없도록’ 만드는 것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환경보호라고 생각한다.

굳이 환경보호라는 단어를 쓸 필요도 없이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욕구에서 몇발자국만 뒷걸음하면 그것이 바로 환경보호인 것이다.

수습활동 후기를 부탁한다는 말에 무엇을 적어야 할지 고민했다. 이곳에 오게 된 계기 활동하면서 느낀점들, 이런 것들을 적는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 기회에 하고 싶은 말을 해보고 싶어서 위와 같이 후기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말았다ㅎㅎ.

연수원에서 환경법학회 회원으로 있으면서 이곳을 알게되어 변호사 실무수습지로 이곳을 정해 오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느낀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몇가지를 꼽아본다.

우선은 평소에 환경보호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사서 어디에 돈을 쓰면서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이런 시시콜콜한 것까지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역시 사람들이 하는 일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연수생으로서는 연수원1년차 과정에서, 혹은 앞으로 실무에 나가서도 어쩌면 접하기 힘든 행정소송사건들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행정법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게 되고 민원인들의 문제에 답을 주기 위해서 수질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건설산업기본법, 환경정책기본법 등등 여러 특별법들을 들여다보고 연구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행정소송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행정청의 행정행위에 대한 항고소송만을 두고 보는 것이 행정소송이었다 뿐이지, 그 사건에 관계하다보면 관계인들의 행위로 인해 손해배상소송과 이에 따른 가압류신청, 혹은 폭행 또는 명예훼손이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이라는 형사소송까지 검토하게 된다. 때문에 연수생의 실무수습지로서도 도움이 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두달동안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나에게 부족한 점이 있을때마다 도움을 주신 모든분들게 감사드립니다.

글: 이동기 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