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헌재, 밀양주민에 대한 변호사의 접근권 외면해

헌재, 밀양주민에 대한 변호사의 접근권 외면해

  1. 5. 26. 서울 – 오늘 헌법재판소는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들이 머물던 농성장으로 찾아가 면담하려던 변호사들의 통행을 제지한 사건에 대하여, 변호사인 청구인들의 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내렸다(2013헌마879결정). 경찰의 방해 행위가 이미 종료하였으므로 헌법재판을 유지할 이익이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주된 이유이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으로, 밀양송전탑반대주민대책위와 법률지원단은 이러한 판단을 한 헌법재판소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

 

변호사법은 제1조에서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고,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며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할 책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제2조에서는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으로서 독립하여 자유롭게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이 발생한 2013년 11월은 경찰의 적극적인 비호 아래 한국전력공사가 공사를 강행하면서 주민들의 고립과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극도에 달하던 때이다. 더군다나 이 사건을 전후하여 주민들의 자살 시도도 이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때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는 주민들을 만나 법률적 상담과 지원을 할 수 있어야 마땅하였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경찰의 행태가 위헌인지 여부를 판단하지도 않고, 반복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여 버린 것이다.

 

그러나 과연 취약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변호인의 접견권 침해가 반복가능성이 없는가? 밀양 주민들과 같이 인권과 사회 정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저항 방법으로 스스로를 취약한 지위에 놓이게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직접 대면을 통한 법률적 지원과 같은 변호사들의 적극적 인권옹호활동을 요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그러한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다. 이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현상 인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백번 양보하여, 반복가능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헌법의 해석과 발전에 기여하는 기능이 유보되어 있는 ‘객관적 헌법수호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는 변호인의 피의자접견권의 범위와 사회질서 등을 비교형량하여 공권력 행사의 한계를 명확하게 지적하여 줄 필요가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변호인의 피의자와의 접견권을 최대한 인정하는 법리를 확립해 오고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기존의 법리를 확대하여, 비단 형사입건된 피의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정으로 인하여 고립되어 법률적 조언이 필요하거나 형사입건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도 접견이 허용됨을 선언하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가 본안판단도 하지 않은 채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결정을 한 것은 헌법의 수호와 발전이라는 자신의 목적을 방기한 것과 같고, 나아가 고통 받는 밀양 주민들을 외면한 것이다. 끝.

 

2016. 5. 26.

 

밀양송전탑반대주민대책위

밀양송전탑반대주민법률지원단

 

 

문의 : 배영근 변호사(010-9983-1827)

이계삼 사무국장(010-3459-7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