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인턴활동 후기

2021년 3월 2일 | 활동, 활동소식

2021 겨울 인턴활동가 최인아

올해 겨울, 녹색법률센터에서의 인턴경험은 저에게는 너무나 큰 선물과도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두 달간의 시간을 돌이켜봅니다.

인턴 활동을 시작하기 전, 저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지 1년이 채 안 된 환경운동 분야의 ‘입문자’였습니다. 날로 심해지는 기후위기 문제와 탄소배출, 그 외에도 4대강이나 핵 발전, 폐기물 문제 등 이 사회가 직면한 여러 환경이슈들에 조금씩 눈 뜨면서 마음 속에 열정과 동시에 답답함, 화가 나는 마음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녹색법률센터를 알게 되었고, 이곳에서는 제가 계속 마음속에 품었던 질문, “환경문제에 있어 법률적 시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인턴활동을 통해 저는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변호사’에 대해 알아가고, 특히 이 직업 (혹은 자격이 실제 환경분야의 현장에서 접목되는 모습을 직접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첫 업무였던 운영회의 일지와 환경민원상담 자료 등을 정리하면서 2020년 한해동안 이 센터에서 이루어졌던 활동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이런 단체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음에 벅찼습니다. 로스쿨 실무수습을 통해 일반적 송무 업무에서 어떤 법리적 장애들이 주로 등장하는 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이나 기사에서만 보았던 사례들에 직접 참여하셨던 변호사님들로부터 이러한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특혜였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사단법인 두루에서 활동 중이신 이상현, 지현영 변호사님 그리고 기후솔루션의 박지혜 변호사님과의 시간을 통해 법적인 지식들을 갖춘 전문가로서 상상해 볼 수 있는 활동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느꼈습니다. 변호사에 대해 ‘직업’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이러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갖는 가능성에 대해 깨닫게 된 것입니다.

녹색법률센터에서의 인턴활동은 곧, 녹색연합에서의 활동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성북동에 위치한 녹색연합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환경 시민단체가 자원을 모으고, 운동하는 과정들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활동을 시작한지 2년차인 지수,다예,채현 활동가부터, 몇 십년간 굳건히 자리를 지키신 박그림 대표님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이 가진 열정과 고민들에 저 자신을 대입해보기도 하였습니다. 환경 문제는 참 느리고 더디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공유된 생각 아래 모인 이들의 모습은 참 단단해 보였습니다.

함께 인턴 활동을 했던 수빈, 설호 님과 입법제안 세미나를 준비했던 것도 참 보람이 있던 활동이었습니다. 동물권이라는 주제는 저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생소했던 분야를 새롭게 알아가면서 제 개인의 행동과 생각까지도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많이 부족했던 세미나였지만, 자리에 참여하여 소중한 코멘트와 의견들을 제시해주시는 변호사님들 덕분에 많이 따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인턴 활동을 하며 감사했던 분들이 참 많습니다. 우선 가장 가까이에서 배움의 자리에 늘 저희를 초대해주셨던 이선진 간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부족한 인턴들에게 늘 따듯하게 대해주시던 변호사님들, 녹색연합 활동가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1 겨울 인턴활동가 이수빈

진로를 확정하기 이전에 느슨하게 생활을 꾸리고 휴식하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지난 여름, 미루고 미루던 졸업을 했습니다. 학교를 떠나 가보고 싶었던 곳에서 살아도 보고, 하고 싶었던 일들도 하나씩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도, 새로운 만남도 어려웠던 터라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중 녹색법률센터 인턴활동가 모집공지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두 달 간의 활동을 벌써 마무리 짓는 시기가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제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학 진학을 계기로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게 되면서 황사와 미세먼지에 충격 받았던 경험이 아마도 처음으로 무언가 잘못됐다고 실감한 순간이었을 겁니다. 운이 좋게도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았고, 생태주의를 다루는 수업들도 여럿 들으면서 그러한 충격을 일시적인 것으로 넘기지 않고 보다 구체적인 고민으로 이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환경문제가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막막하기도 해서 외면하게 되기 일쑤였습니다.

녹색법률센터는 그렇게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환경문제를 법률이라는 틀에서 본다는 게 어떤 건지, 보다 구체적인 시각을 저에게 제시해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인턴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인턴활동은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즐겁고 보람찼습니다. 물론, 처음 보는 종류의 서류들과 새로운 지식을 접하면서 어렵다고 느낄 때도 많았지만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사무국의 업무와 변호사들의 소송업무나 제도개선 활동에 대해서 이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만나 뵈었던 모든 운영위원 변호사님들이 바쁘신 와중에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시는 게 느껴져, 어려운 내용들도 소화해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녹색연합 활동가분들의 활동을 엿보고 함께 대화하면서 우리 세대가 마주한 문제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바뀌어 나갈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학교 밖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이 어색하고 어려우면 어떡하나 미리 걱정했던 일이 무색하게 지난 두 달을 너무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활동이 두 달 간의 ‘경험’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 무던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귀중한 시간을 선물해주신 운영위원 변호사님들, 녹색연합 활동가분들, 같이 활동했던 인턴활동가분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저희와 가장 가까이서 소통하며 함께 해주신 이선진 간사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설호, 이수빈, 최인아 인턴. 2월25일 세종 환경부 앞 설악산케이블카반대농성장에서. ⓒ녹색법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