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지역을 다녀와서

2010년 1월 21일 | 녹색칼럼

                                                
                                               금강 지역을 다녀와서

                                                                                                                
                                                                                                                    최재홍변호사(운영위원)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주 토요일인 1. 16. 금강 지역을 교수님, 전문가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대전역에서 아침 9시30분에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아침 일찍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전역으로 가던 중에 4대강 사업이 정부의도대로 완공되었을 경우를 상상해보니 끔찍했답니다. 특히 예전에 전국일주를 하며 걸었던 동강과 낙동강의 수려한 자연경관들이 지금의 한강변처럼 시멘트포장과 인공구조물로 바뀌어버릴 상황과, 거대한 보의 설치로 인해 강물이 흐르지 못하고 정체되어 청계천과는 또 다른 수족관들이 우후죽순 들어설 우리의 강들을 생각하니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벌써부터 낙동강에서는 어획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하천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데, 우리가 눈 뜨고 보는 앞에서 새만금 갯벌의 많은 저 생물들이 떼죽음을 당한 그 상황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은 서글픔만으로 끝나서는 안 될 일이겠지요.


대전역에서 전문가분들과 만나 우선 행복중심복합도시에 건설중인 금남보 현장을 갔습니다. 금남보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는 별개로 행복중심복합도시 건설의 선도사업으로서 공사가 많이 진척된 상황이었습니다. 강을 가로질러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그 위에 인공구조물이 들어서는 현장과 강 주위에 행복중심 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복토작업으로 지표면이 4~5m씩 상승한 가운데 중장비들이 오가는 모습이 저에겐 국가발전과 우리 기술의 놀라운 쾌거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강과 단절되어 쌓아올라가는 강둑은 자연과 인간의 단절을 높은 둑과 보로 강을 가두고 그 곳에 물을 채워 오리배를 띄우겠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2차로 간 곳은 현재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진행중인 금강보 건설 현장이었습니다. 거대한 철 구조물들이 가물막이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가 완료된 듯 하였습니다. 과거 백제의 도읍지가 인접해 있어 역사적 유물들이 많이 있다는 현장에서는 한참 문화재 발굴작업이 진행중이었고, 옛 조상들이 살았던 집터들이 그대로 복원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이토록 오랫동안 남아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면서 저런 집터도 오랫동안 자연에 남아있게 되는데,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완공될 구조물들과 그로인한 자연환경의 변화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흐르지 않는 강은 정체된 강은 죽은 것이고, 고인물은 썩는다는 것입니다. 수족관에 설치된 수중폭기 시설처럼 금강지역에 설치될 보에도 수중폭기 시설을 설치하고, 각종 정화시설을 통해 현재의 수질 상태보다 보 건설이후 더 좋은 수질을 만들겠다는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의 내용을 떠 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부여보 현장을 둘러보고 금강하구둑에 도착하니 강과 바다를 분명하게 분리하고 있는 하구둑의 위용이 놀랍긴 했습니다. 4대강의 보들도 설치된다면 금강하구둑처럼 위용을 자랑하겠지요.

그러나 그 안에 갇힌 강물은 썩어 시퍼렇게 멍들고, 사람들은 보에 갇힌 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많은 시설을 설치하려 하겠지만 결국은 시화호처럼 통수만이 최선의 길임을 깨닫게 되겠지요.

초등학교 다닐때 3학년 선생님이 잔꾀를 쓰다 오히려 피해만 입은 학생들에게 잘 쓰는 말이 있습니다.
헛똑똑이 !!!

4대강 사업 헛똑똑이들이 벌이는 사업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