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과연 물 부족국가인가

2010년 6월 30일 | 녹색칼럼

                         우리나라는 과연 물 부족국가인가

                                                                         인턴 최지원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에 대비해 물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이용하여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UN 세계수자원개발보고서가 말했듯이 2025년에 세계인구의 20%는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고 물 부족현상이 이 상태로 가속화 된다면 지구촌은 향후 30년에는 최대 70억 명이 물 기근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나라가 물을 아끼고 미래에 있을 물 부족을 대비한다는 것에는 적극찬성이다. 이것은 지구시민으로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무거운 과제 중 하나인 것이고 오늘도 내가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물 부족국가?’ 이 짧은 질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답을 말할 수 있을까? 한국이 물 부족국가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판별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왜냐하면 물을 아껴야하는 근거가 방법론에 따라 너무도 상반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특히 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 방법론과 WPI(water poverty index)의 결과는 물 부족에 대한 개념정립에 혼동을 가져온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PAI는 한국을 물 부족국으로 분류하였고 WPI는 한국을 물 부족국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왜 같은 물 부족국을 살펴보는데 이렇게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는가?

 

PAI에서 사용한 방법론은 국민 1인당 연간재생가능 수자원 량에 따라 연간 활용가능수자원의 양을 인구로 나눈 것이다. 이 방법론의 장점은 총수자원량과 인구수만 대입시키면 물 부족의 쉽게 판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구가 집중되어 있는 특성을 가진 나라들에게 대입할 경우, 분모의 수가 커지므로 물 부족국으로 분류되는 결과를 낳게 되며 수자원양이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나라의 경우 물 풍요국으로 분류되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1=PAI에서 측정한 결과>

물 풍요국

미국, 일본. 캐나다 등 131개국

물 부족국

벨기에, 코모로스, 키프러스, 아이티, 케냐, 모르코, 폴란드, 르완다, 소말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한국(1493m3)

물 기근국

알제인, 바레인, 바베이도스, 부룬디, 카포베르데,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리비아, 물타,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폴, 튀니지, 아랍에미레이트연방, 예멘

 

연간활동가능수자원양/ 인구수=

물 풍요 (1700m3 이상)

물 부족 (1000~1700m3)

물 기근 (1000m3 미만)

 

PAI의 방법론에 의해 평가한 결과, 한국은 물 부족국으로 분류되었다. 아마도 이는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물의 빈곤은 이러한 단순한 도식을 통해 표현될 수 없다.물의 빈곤을 느끼는 것은 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WPI의 방법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것이다.PAI란, 영국의 생태환경 및 수문학센터(CEH)가 개발한 물 빈곤지수(WPI)로써 지표측정방법으로Resource(자원), Access(접근성), Capacity(사용능력), Use(사용정도), environment(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방법론이다.

 

<<표2-WPI 국가 분류도>

 

< Sources:  http://ocwr.ouce.ox.ac.uk/research/wmpg/wpi/>

 

특히 WPI에서 사용한 물 부족이란 개념자체를 살펴보자.

The idea of a WPI is to combine measures of water availability and access with measures of people’s capacity to access water. People can be ‘water poor’ in the sense of not having sufficient water for their basic needs because it is not available. They may have to walk long way to get it or even if they have access to water nearby, supplies may be limited for various reasons. People can also be ‘water poor because they are ‘income poor’; although water is available, they cannot afford to pay for it. 

, WPI(물 빈곤지수)의 개념은 물 이용가능성(water availability) 과 사람들이 물을 사용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방법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즉 물을 사용하고 싶지만 물이 충분하지 않아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들이 충족되지 않을 때에도 물 부족(water poor)’ 으로 말 할 수 있고, 물이 접근 가능해도 기본적인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물을 사용할 수 없을 때에도 또한 물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없어 물에 접근 할 수 없을 때에도 물 부족(Water poor)’ 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WPI의 지수는 물 자체에 대한 용량을 따지기 보다는 얼마나 물 관리를 잘 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물에 접근가능하고 사용가능 한지까지 고려한 것이다.

 

<3-WPI 국가별 순위>

 

 

 

  

<2> <3>에서 보여지듯이 한국은 147개국 중 43위로 랭킹되어있으며 이는 PAI에서 물 풍요국으로 지정된 미국, 일본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에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 PAI의 방법론의 모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영국과 아이티인데 영국은 WPI에서는 11위로 랭크 되어 PAI상의 물 풍요국인 미국, 일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도 PAI에서는 물 부족국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Haiti(아이티)의 경우 WPI에서 147개국 중 맨 꼴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PAI에서는 물 빈곤국이 아닌 물 부족국으로 영국, 한국과 같은 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러한 상반된 결과의 원인은 PAI가 물에 대한 접근율을 포함시키지 않고 단순히 총자원량을 인구수로 나누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물에 대한 접근도를 따져보았을 때, 즉 안전한 물을 접근할 수 접근율이 85%이상으로 높았으며 이는 UN, WHO, UNICEF의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물 관리의 측면을 포함한 WPI의 지수가 한국에서 더욱 의미가 실리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전국 상수도 보급수준이 특 광역시가 99.3%, 시지역이 98.3%, 읍지역이 87.4%, 면 단위 농어촌 지역이47.4%로 상수도보급률이 대도시와 농촌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1) 따라서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칭하여 대도시에 충분한 물을 또 다시 공급하지 말고 농어촌지역에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다. 환경부 국정감사자료에서도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간의 시설중복과 과잉투자로 예산낭비만 3 7천억 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나라의 물 관리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농어촌지역). 따라서 수자원의 총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관리하느냐고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Areas of Physical and Economic Water Scarcity (UN-water 2007)((물리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 물 부족 (유엔 워터-2007))에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Little or no water scarcity 로 물 부족에 처해 있는 나라라고 보지 않았다.

 

 

국제  국제수자원관리연구소(International Water Management Institute)에서 2025년 물 부족국가를 예상한 자료에서도 (projected water Scarcity in 2025) 한국을 little or no water scarcity로 분류하였다.

 

 

이처럼 물 부족이라는 개념은 이제 단순히 총량의 크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자원이 풍부한 나라라 할지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물 부족을 느낄 수도 있고 수자원이 부족한 나라여도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이 존재한다면 물 부족을 이겨낼 수 있다. 물론 관리라는 것은 정부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물 부족이라는 개념의 올바른 정립을 통해 정책을 세우고 그 정책에 따라 시민들에게 바른 공감을 이끌어나가야 할 것이다.



[1] 환경부, 상수도 통계요약본, 2008

* 최지원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유엔평화대학 공동석사학위과정-국제법과 인권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