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과 두려움으로 환경소송센터의 문을 열게 되었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셨던 연경국장님과 김혁 간사님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도 있었지만, 온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참석한 새해 조회는 나에게 긴장감을 늦추게 하지 않았다. 이렇게 환경소송센터와 녹색연합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도 있는 2개월간의 시간은 나에게 무척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 지난 해,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 속에서 탈출하여 처음 시작된 활동이라서 의미가 더 커지는 것 같다. 이 프로의 세계에서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한 학부생에게 기회를 주고 또 많은 일을 믿고 맡기지 않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인턴활동이라고 한다면 거의가 복사와 잔일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센터는 미덥지 못한 나에게 많은 기회와 할 수 있는 일들을 주었고, 마지막에는 하나의 완성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함으로 2개월간의 겨울방학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유일하게 3층 식구들이 모두 모여 수다를 나눌 수 있었던 즐거웠던 점심시간, 답장도 오지 않는 메일을 쓰기 위해 며칠을 끙끙 대며 작성한 Business Letter, 매주 나에게 생활을 돌아보게 해 주었던 근현대사 수업, 대기오염소송을 준비하며 변호사님들과 함께하던 회의와 더 즐거웠던 술자리.. 등등 짧은 것 같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소장 최종 수정에 있어서, 변호사님들과 함께 수정을 하다가 나의 실수로 그 내용들을 모두 날려 초죽음이 되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웃으면서 안심시켜주시던 변호사님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졌었다(물론 그 후 내가 밤을 새며 다시 수정을 해야만 했다!!^^;).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몇 년 후 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할 소장, 많은 변호사님들과 사무국 식구들이 머리를 싸매며 완성된 소장은 판결공판이 있을 몇 년 후 즈음에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하나의 끈이 될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또 많은 발전을 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길 기다리며….
글 : 안광석 인턴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