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기오염소송 홍보의 일환으로 환경소송센터 회원 및 활동가들은 지난 달 부터 자전거출퇴근을 시작하였다.자전거 출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궂은 날씨 덕에 제대로 한번 뛰지도 못하고 있다가 지난 금요일 제대로 서울시를 누비게 되었는데… 그날 있었던 후기를 올려본다. ———————————————————- 잔인한 오월.. 날씨가 정말 변덕이었다. 덕분에 수요일마다 계획되어 있었던 자전거 출퇴근은 당일 아침이 되어서 ‘취소’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 벼르고벼르던 5월마지막주. 주중 일기예보가 좋지 않았다. 이래서는 대기오염소송 홍보는 제대로 할 수 없겠다 싶어 자전거 홍보인단은 이번주 금요일. “비만 오지 않는다면 그날은 하루 종일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집중홍보를 하자” 는 계획에 머리를 맞대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뿔.사. 금요일은 중부지방에 황사주의보가 내려있었다. 고민고민끝에.. 비가 안온게 어디야.. 하며 일단 노스크를 착용하고 구민회관에서 출발하였다.
우리의 계획은 우이천을 시작으로 한강으로 쭉~욱 내려갔다가 온다는 계획이었다. 출발은 상큼했다. 자전거 도로나 시설이 전혀 없는 출퇴근길 도심 한복판보다는 강변 넓직한 길을 따라 나서니 심한 황사소식에도 룰루랄라~ 자전거는 잘만 굴러가고 신이난다. 더군다나 깨끗해 보이진 않지만 얕게 흐르고 있는 개천내음과 풀꽃내음이 바람을 타고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지쳐있었던 내 몸과 마음을 금새 풀어뜨린다.
그리고 이 작은 개천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한번씩 흙을 밟기만 해도 그것이 도시인에겐 큰 안식을 주듯이.. 그래서, 빼곡히 들어선 빌라 길목 작은 흙화단에서도 그렇게 상추를 심고 고추를 심고 하나부다했다. 한편으로는 온통 아스팔트와 시멘트속에 갇혀 제대로 숨쉬지 못하는 땅이 불쌍하고 그 땅위에 살면서도 땅과 제대로 소통하며, 느끼며 살아가지 못하는 지금의 문명이 슬퍼졌다.
어쨋든 자전거 홍보인단은 우이천을 따라가다가는 한강을 만날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중간중간 내려왔다 올라왔다를 하다가 가까스로 중랑천을 타게 되었다. 중랑천은 우이천과 규모가 물론 다르겠지만 자전거를 타기에 길이 넓고 좋았다. 자전거 매니아들도 많이 다니고 있어 괜시리 기분이 좋기도 했다.
우이천을 빠져나오며 고생을 좀 해서인지 시간도 이제 오후가 되었고 한강까지는 못가겠다는 판단을 한 홍보인단은 동대문구청쪽으로 빠져 청계천을 따라 종로~인사동까지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역시.. 다시 도로위를 올라오니 심신이 피곤해졌다.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다닌다는건 보통일이 아니라는것을 몸소 깨닫는다. 특히 청계천은 사람이나 자전거나 차나.. 누구에게나 위험하고 힘든곳이었다. 더군다나 대기오염이 심해서 노스크를 착용하고서도 이제 숨쉬기가 벅찼다. 사람이 다닐 수 없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유가 시대. 이제 새로운 대안은 자전거다. 대기오염이 극심한 지금의 위기는 자전거의 생활화를 시에서 정책적으로 보장해주는 것으로 극복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오고 눈이 시큰 거리지만 .. (사실 금요일 이후로 심한 기침으로 밤잠을 설치게 되었다.) 자전거를 이용하고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이용을 줄여가는 것만이 서울의 공기를 조금 더 맑게 할 수 있는 생활의 실천이 될 것이다. 목상태가 좋지 않아 다음 주 자출에는 참여를 할수 없을 것 같지만 (이번주 홍보가 조금 무리였을 수도…) 다다음주 자출을 기대하며.. 몸을 잘 쉬어주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