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외고 김태헌
아침 8시 안국역 1번 출구에서 환경소송센터 김혁 간사님과 만나 아름다운재단 쪽의 사람들과 합류여 태안으로 향했다.
태안에 가는 내내 비가 쏟아 졌고 태안에 도착했을때도 날씨는 변덕스럽기 그지 없었다. 태안에 도착한 곳은 ‘삼성중공업 기름유출사고 공익실현을 위한 공동대리인단’ 사무소였다.
그곳에 들어가 공동대리인단의 향후 프로젝트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아름다운 재단이 후원 해주는 것에 대해 공동대리인단과 아름다운 재단 양쪽에서 조정 하는 것을 보았다. 공동대리인단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이 실현해 나갈 입장과 취지는 삼성중공업의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파장을 생태학적인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태안 지역 주민들의 생계에 어떤 활동을 미칠 지와 생태학적으로 받은 피해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어떻게 태안을 변화 시켜 나갈지 지켜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름유출에 의해 지역에 남아 있는 원유성분을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여러 번의 탐사를 통해 확보 해야 하는데 해당 전문가와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공동대리인단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한 활동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피해 규모를 책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태안 기름유출 사건 이전의 소득을 파악해야 된단다. 그러나 쉽게 피해액 파악이 가능한 주민들은 이미 다른 법률사무소의 고객이 되어 있었다. 공익소송대리인단이 나중에 이 일에 뛰어들 것을 결정한 것은 피해 산출이 어려운 예를들면 맨손어업 종사자들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맨손어업 종사자들의 수입 측정이 유별나게 어려운 이유는 종사자 중 대부분이 노년층이라 맨손어업에 종사한다는 사실을 해당관청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사자중 대다수가 바다에서 잡은 것을 시장에서 바로 팔기 때문에 소득에 대한 전산 과정과 기록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소득신고를 할 때 소득을 줄여서 신고한 분들도 많단다.
이렇게 힘든 맨손어업 종사자들의 기름유출사건 이전 소득 측정을 공동대리인단이 도맡아 하는데, 이번 방문기간 동안 이 과정도 살펴보았다. 공동 대리인단의 태안 주민 소득산정을 지켜보러 어느 마을회관으로 향하기 전 환경피해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바다를 들렀다. 물론 피해 당시보다는 무척 나아진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사람은 없었고 바다는 맑아 보이지는 않았다. 피해 당시에 잔뜩 집중되었던 국민들의 관심은 오래가지 못하고 200일이 지난 현재 태안을 찾아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바다에서 제일 신기했던 것은, 모래사장을 손으로 파서 그 웅덩이에 고인 물에 기름이 둥둥 떠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래사장은 사람들의 손으로 청소해서 많이 나아진 곳이라는 데도 기름이 남아있는 것을 관찰하니 다른 곳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연히 들었다.
그 후 마을회관에 드디어 도착했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변덕스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곳엔 이미 소득산정을 위해 어르신 분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그 분들을 환경소송센터 운영위원이신 박서진 변호사님이 인터뷰 했는데 상담내용은 무척 간단해 보였다. 일단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얼만큼 잡았으며, 그에 대한 신고를 했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디에 팔았는지 등을 통해 그 분들의 소득을 짐작하는 내용이었다. 피해를 받은 주민 분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아무도 자신의 편을 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사태를 개선 시키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필요 한 것은 태안 군청의 적극적인 지원일 것이다. 공동대리인단의 얘기를 들어보니 태안 군청이 비교적 협조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해본 바에 의하면, 태안군청은 현재 태안기름유출사고를 얼른 국민들의 기억에서 지우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 요새는 태안의 바다가 회복되었다는 라디오 광고도 내보내는 등 관광객 유치에만 전념하려는 태안군청의 태도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 적절하지 못하다. 일단 관광객이 많이 와서 관광산업이 다시 진흥될 확률도 희박하거니와,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삼성중공업이 남긴 피해는 묻혀버리게 되는 것이다. 환경은 여전히 더럽혀져 있을 것이며, 태안 주민들의 생계는 여전히 어려워져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확실히 매듭짓고 넘어 가기 위해서는 태안군청의 역할이 절실하다. 태안의 현재 모습은 여러 법률사무소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각기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때 태안군청이 중재자로 나서 태안 주민의 필요에 따라 법률적인 도움을 마련하고 주민을 통합해 삼성에 대한 법률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 김태헌군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환경소송센터에서 인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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