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녹색의 길을 준비하며

2009년 11월 6일 | 활동소식

 

새로운 녹색의 길을 준비하며

환경소송센터 10년, 이제 <녹색법률센터>로 다시 시작합니다.

정연경(녹색법률센터 사무국장)

 

우리 이웃의 환경권 지킴이. 1999년 5월 문을 연이래 환경소송센터가 전문적인 환경운동을 펼치고자 이 땅에 씨앗을 뿌린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10년 한반도 생태계는 유래 없는 몸살을 앓았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 도로건설 등의 대형 국토개발사업, 지역사회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골프장 건설,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까지. 이제 더 이상 구호와 시위만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법리와 정책, 소송을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환경소송을 통한 문제해결을 하기에 제도적으로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모지나 다름없습니다. 환경분쟁 현장에서 환경권은 실효성 없는 ‘좋은 말’에 불과했습니다. 더욱이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피해자들은 소송을 제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환경소송센터의 미약한 출발은 소중한 결실을 맺어 가고 있습니다. 미군 독극물 한강 방류 형사고발, 미군비행장 소음 소송, 골프장 소송, 서울 대기 오염 소송 등. 우리 이웃의 환경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제법 성과를 거두었고 소중한 경험으로 축적되었습니다. 새만금 미래세대 소송, 자연의 권리 토론회를 통해 환경권이 현세대와 미래세대, 사람과 자연에게 확장되도록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 왔습니다. 환경피해를 당하고도 하소연하거나 의지 할 데 없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함께 해결방법을 고민해온 과정은 환경소송센터만의 자랑입니다.

 

지난 10년, 황무지에 뿌려진 겨자씨가 되어 환경소송이라는 새로운 꿈을 이 땅에 뿌리내렸다면 이제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10년, 환경소송이라는 전문성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우리의 환경권이 현장을 좌우하는 언어의 힘, 정책의 힘, 중재자의 권한으로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입니다. 이로써 현세대와 미래세대, 인간과 자연을 모두 아우르는 녹색법률의 시대가 열리리라 믿습니다.

 

새로운 녹색법률의 시대를 시민과 함께 열어 나가기 위해 환경소송센터는 <녹색법률센터>로 다시 태어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과 손잡고 다시 녹색의 길을 열어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