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파괴되지 않은 그 곳, 영산강을 따라서…

2010년 10월 14일 | 활동소식



영산강은 길이 115.5km, 유역면적 3.371km2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용추봉에서 발원하여 담양, 광주, 나주, 영암등지를 지나 영산강 하굿둑을 통해 황해로 흘러들어가는 강이다.

4대강 사귀자(4대강 귀하다! 지키자!) 세 번째 프로그램에선 영산강을 따라 4대강 공사 후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르는 광주호 호수생태원, 송강정철 가사의 터, 담양습지보호지역과 승촌보 공사현장을 다녀왔다.

광주호는 영산강 유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영산강의 지류 고서천을 댐으로 막아 1976년  준공된 호수이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건강한 생태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갈대와 억새 그리고 광주호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생태호수 공원이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에 들어서자 입구에 있는 충효동 왕버들나무의 유려한 모습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간 날은 날씨가 무척 맑고 사람이 적어 같이 온 시민들과 함께 즐겁게 산책할 수 있었다. 같이 온 시민들 중에는 초등학교 선생님도 많아 열심히 사진도 찍고 질문도 하며 내내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셨다. 

                             

하지만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둑 높이기 사업으로 수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총 2.6m 둑을 높이는 광주댐 저수지 증고 사업으로 총 저수량은 2만890㎡에서 2만6530㎡로, 광주호 평균 수심은 2.57m 늘아난다.’ 고 광주전남녹색연합 박필순처장은 설명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측에서는 홍수와 가뭄대비, 농업용수확보를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이 지역은 ‘가뭄과 홍수가 잘 발생하지 않고 농사도 권장하지 않으면서 둑을 높여서 뭐하냐?’ 는 것이 대부분 주민들의 반응이라고 한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송강정철 가사의 터(식영정) 였는데 정자 아래로 흐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송강정철선생 문학의 산실이라고 일컬어지는 이곳에서 정철선생은 성산별곡등을 지었다고 한다. ‘시와 가사문학의 산실로, 전국에서 탐방객이 줄을 잇는 광주호 일대인 이곳은 둑높이기 사업으로 도로, 농경지, 호수생태원이 함께 수몰 될 것’ 이라고 하니 많은 참가자들의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다음으로는 다시 강을 거슬러 영산강 상류로 향했다. 바로 대나무 숲이 유명한 담양하천습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곳은 사진 찍는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곳’ 1위에 선정됐다고도 한다. 담양하천습지는 조류집단의 서식지로 우리나라 최초로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생물군이 살고 있고 멸종위기종인 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보호야생종인 삵, 다묵장어, 맹꽁이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특별히 보전할 만한 가치가 뛰어난 자연자산이기에 정부는 이 지역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정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영산강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사후면 대나무 숲의 약 38%가 잘려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생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걷을 수 있어서 더 좋았는데 해설사 분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 대나무 군락이 형성된 이유는 야수방지, 홍수 피해 방지, 식자재 조달 (그 유명한 죽순!) 그리고 생활용품을 내다 팔 수 있어 가정 경제에도 많은 이득을 주었다고 한다. 이 곳 대나무 숲은 황로, 백로, 쇠백로 등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울창한 대나무 숲이 천적으로부터 보호망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4대강 공사로 인해 대숲을 제거하게 되면 황로와 백로의 집단 최대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다.
 

                     

마지막으로 강 아래로 내려와 현재 정부가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한창 추진 중 인 승촌보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현재 영산강에는 죽산보와 승촌보 2개의 보가 공사 중인데 승촌보는 현재 공정율이 50% 정도나 진행 됐고 승촌보가 있는 청동습지 일대는 공사로 인해 대부분 훼손되어 있었다. 청동습지는 광주와 나주를 아우르고 있는 대규모 습지다. 이 쪽 하류에는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도 있었는데 환경영향평가서에는 기재되지도 않았다고 한다.

                    

영산강 일대를 둘러보고 나서 이처럼 많은 문제와 필요성에 의문을 던져주는 4대강 사업을 왜 꼭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의문이 참가자들에게도 분노가 되고 정의감을 발현시키는 것 같았다. 이런 마음들이 널리 퍼져 4대강 사업을 막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기도 할 터이다.

글: 이윤희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