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인터뷰] 활동가들의 수다 1

2020년 11월 4일 | 활동, 활동소식

녹색법률센터는 매월 초에 전 달의 활동경과와 그 달의 활동계획에 대해 월례회의 라는 이름으로 본부 녹색연합,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함께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 월례회의 자료는 현장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녹색법률센터 운영위원들과도 공유를 합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회의자료 너머의 활동 이야기(활동가들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인터뷰 같지 않은 인터뷰를 해보기로, 퇴근 시간이 가까워진 오후에 편안한 수다를 나눠보기로 하고 둘러 앉았습니다. 첫 번째 수다는 녹색연합 정책팀 신수연 팀장, 이다예 활동가, 신주희 인턴 활동가와 함께 나눴습니다.
 
활동가의 정체성: 팔방미인
 
마침 <청계천 인근 미군기지 독극물 검출 규탄 기자회견 현장>을 다녀오는 길인 수연 팀장이 기자회견의 에피소드를 먼저 꺼내 놓았습니다. 서울지역 59개 단체가 연명한 공동 기자회견인데, 폼보드를 잘라서 영화 ‘괴물’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 소품을 ‘서울진보연대’ 활동가가 준비했는데, 괴물 이미지 여러 장을 출력해서 폼보드에 일일이 붙이고 괴물 실루엣을 잘라 완성한 거였고, 그 노력과 정성에 놀랐단 얘기에 자연스럽게 활동가는 못 하는 게 없어야 하는 것 같단 이야기로 모아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제목을 찾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물을 만들고, 퍼포먼스와 공연을 기획하고, 세 활동가 모두 다이버 자격증도 갖고 있어서 제주 해양생태계 보호활동에 유용하게 쓰고 있으니 정말로 못 하는 게 없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예 활동가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하는 걸 좋아했지만 막상 활동가가 되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하게 된 것 같다, 저절로 팔망미인이 되는 것 같다’고 했고, 주희 활동가는 ‘깊이 있게 잘 하는 것은 없어도 얕게 많은 종류의 것을 조금씩은 다 할 줄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해 모두 웃음과 함께 공감했습니다.
 

수연 팀장이 기자회견문과 취재요청서를 쓴 <청계천 인근 미군기지 독극물 검출 규탄 기자회견> 퍼포먼스 사진
[기사 읽기]
“서울 청계천 등 미군 기지서 독극물 검출, 미국에 정화비용 청구해야”
시민단체, 정부에 철저한 진상조사 촉구… “불평등한 한미SOFA 때문에 세금으로 환경정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88421
 
 
활동만 고민할 수 있다면
녹색연합 정책팀은 묵직한 환경현안에 대한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설악산케이블카 건설 반대활동을 하다가 재판을 받고 벌금을 낸 활동가도 있었고, 올해 수연 팀장이 안식년을 마치고 정책팀 팀장으로 복귀하면서는 용산기지의 온전한 반환, 군소음, 토양오염, 독극물 등 미군기지 환경문제의 개선과 해결, 제주 제2공항건설 백지화와 해양생태계 보호 운동, 폐기물·자원순환의 제도 개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촉구,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 연구, 다양한 연대를 통한 시민사회의 공통과제 해결 등 크게 군환경, 제주캠페인, 폐기물, 정책 연대 등 4개 분야를 이날 수다 자리에는 함께 하지 않았지만 주로 폐기물 분야 활동을 맡고 있는 허승은 활동가까지 모두 4명의 활동가가 해내고 있습니다. 4명의 활동가가 다 해내기에는 버거워 보이는 활동인데 묵묵히 역할을 해내는 정책팀 활동가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활동의 큰 고민 중에 하나는 안정적인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인데, 활동의 특성상 정부와 상당수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없고 후원회원의 회비에 의존하고 있어서 환경활동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환경 재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고 합니다. ‘요즘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온라인 송출 기술을 활용한 알바라도 해야 할까‘라는 농담이 가볍게 들리지만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이 재정에 대한 고민 없이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녹색연합 회원이 되는 건 어떨까요.
[녹색연합 회원가입 문의]
전화 02-747-8500 홈페이지 http://www.greenkorea.org/
 
다른 꿈꾸는 활동
지금 하고 있는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고 버겁지만 그래도 혹시 지금의 활동 외의 다른 활동을 꿈꾸고 있지는 않은지 물었습니다. 가장 최근부터 활동을 시작한 주희 활동가는 해양학을 전공하고, 다이빙 학회 활동을 하고, 전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는 일을 하면서 해양·지구의 변화를 직접 목격하면서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하고는 했었는데, 녹색연합 활동가가 되면서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된 점, 자신이 가진 다이빙 자격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캠페인, 조사연구, 회원 프로그램 진행 등의 활동에 쓸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예 활동가는 기후변화와 농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서 녹색연합 소모임 활동으로 사무실 마당 텃밭 가꾸기를 했고, 여러 팀의 활동가들과 함께 코로나 TF 팀을 꾸려 코로나 이후의 탈성장, 녹색전환, 코로나와 그린뉴딜 등을 주제로 강연, 포럼, 세미나를 기획해서 진행했고, 단체 밖에서는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공부 모임을 꾸리고 그린 펀드를 만들어서 자체 활동 자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가장 오래 활동을 한 수연 팀장은 이전에 보령군 공군사격장 주변 지역의 집단 암발병에 대한 역학조사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현재는 직접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는 않지만 늘 전국의 집단 암 발병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놓지 못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약칭: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이 제정(2014)되었지만 여전히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거나 피해자의 입증책임이 큰 부분이 있기에 관련 법제 개선·정책 마련 등의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다예 활동가가 관심 갖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 녹색연합이 준비한 다가오는 행사]
 
<2020 그린 컨퍼런스-기후위기의 증인들>
 
▪때: 2020년 11월 4일 (수) 오후 7시 ~ 9시
▪형식: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합니다.
▪문의: 녹색연합 02-745-5001
▪주최: 녹색연합, Eu-KOREA Climate Action
▪참가신청: https://bit.ly/3j3dkAf (신청자에게 추후 생중계 링크 안내)
 
 
활동의 원동력: 징검다리 이론
저마다의 가치와 목표를 갖고 활동에 전념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었던 활동가들에게 각자의 활동 원동력에 대해 물었습니다.
활동가가 자신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한 주희 활동가는 ‘자신의 글과 사진이 기사로 공유되고 그로 인해 생태계 보전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회자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논의 되는 과정을 통해 단번에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 하더라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서 큰 힘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가장 오랜 기간 활동을 한 수연 팀장에게 활동의 원동력을 묻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고 그만큼 더 궁금하기도 했는데, “자신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인 것 같다. 우리가 하는 활동이 정량화된 수치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은, 수다 자리 전날 기후에너지팀 황인철 팀장이 업무 공유 채널에 올린 게시글에서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을 목표> 발언이 나왔다. 대통령의 한 마디로 모든 게 바뀔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한 발짝 나갈 징검다리가 놓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징검다리를 놓기까지 참 쉽지 않았다. 종착점은 아직 멀지만, 징검다리 하나 놓인 것에도 의미와 보람을 찾아야 먼 길을 지치지 않고 가지 않을까 싶다.‘(일명 징검다리 이론)며 자축하고 동료들을 격려했던 것을 인용하겠다”면서, 수연 팀장의 활동의 원동력이 무엇일지 엿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가장 먼저 ‘팀장님과 팀원의 에너지 덕분에?’ 라고 가법게 말했던 다예 활동가의 말을 곱씹어보면 성과도 끝도 쉽게 보이지 않는 활동이지만 고단한 활동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기후에너지팀 황인철 팀장이 업무 소통 채널에서 언급한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성명서 전문 읽기

[성명서] 2050 탄소중립은 현재의 과감한 행동과, 근본적인 변화로만 가능하다


 
녹색법률센터는 녹색연합의 전문기구로 탄생해서 몇 번의 이사 끝에 녹색연합 사무실의 방 한 칸을 나눠 쓰면서 한 식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조회도 함께 하고, 업무 소통 채널도 공유하면서 대부분 활동의 흐름과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충분하지 않았던 너머의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코로나 19로 인해 녹색순례와 여름 활동가 수련회가 취소되면서 더욱 들을 기회가 없었던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막연한 기획에 편안하게 응해준 정책팀 활동가들, 고마워요.
 
글. 사진. 녹색법률센터 이선진 활동가
 
왼쪽부터 신주희 활동가, 이다예 활동가, 신수연 팀장
성북동 성곽 아래 자리한 녹색연합 사무실(별칭: 호두나무집, 버스 뒤로 보이는 나무 바로 뒷편) 건너편에서.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깜깜한 밤하늘이었는데 얼굴이 너무 어두워 색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