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서재] 「자연의 권리-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혁명」

2024년 2월 13일 | 녹색칼럼, 활동

 

「자연의 권리-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혁명」을 읽고

인턴활동가 나경서

 

자연은 소중하다,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넘어 자연에게 “법적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당신과 당신이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나무와 강과 곰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자연의 권리-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혁명>은 자연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하기 위한 노력과 현재까지의 성과를 소개한다, 먼저 비인간동물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제시되어 있다. 반려동물, 야생동물이 죽거나 다친 것에 대해 “살인”에 버금가는 처벌을 받는 경우는 없다. “인간의 상해”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는 경우마저 드물다. 이는 “인간”과 “비인간동물”을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비인간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지능, 언어, 감정 등 인간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도 인간과 동일한 생명체로서 건강하게 살 권리와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을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이 논의를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 어머니 지구로 넓혀보자. 강에게는 흐를 자유가 있고, 숲은 울창함과 맑은 공기를 유지할 권리가 있고, 생태계는 그 온전성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 자연의 권리에 대한 논의의 시작에는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가 “인간에게 궁극적으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자연의 법적 권리를 인정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자연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쓸모 있는지와 무관하게 법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치열한 다툼의 결과 자연의 권리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헌법 혹은 법률에 명시하는 국가들이 생겼고, <세계 어머니 지구 권리 선언>을 통해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법과 선언이 “허울뿐인 말”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지구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이므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 또한 인간 중심적인 주장이었다. 만약 당신이 어느 국가를 방문했는데, 그 나라의 사람들이 당신을 때리고 물건을 모두 빼앗은 뒤 “당신은 우리나라에서 법적 권리가 없으므로 아무것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자연(생태계, 강, 나무, 비인간동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착취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그들이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행위를 정당화 하는 이 상황이, 그들에게도 황당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면 시도 때도 없이 호랑이와 나무가 사람에게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우려하며, 인간은 인간을 제외한 자연과는 분명히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같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우려는 노예와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보고, 같은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서도 있었다. 하지만 노예와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인정한 지금의 세상은 우려했던 것만큼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또한, 위와 같은 문제점은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일 뿐이지, 그것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거 사람들의 노력과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