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수습교육생 공다은
저는 산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서울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사시사철 자연과 더불어 자랐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학업에 지칠 때마다 근처 공원과 산을 찾아 자연 속에서 심신을 치유하곤 합니다. 대도시 한복판에서도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이전 세대 분들이 환경을 아끼고 물려준 덕분입니다. 저 역시 미래 세대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 현세대로서의 사명이자 윤리적 의무라 생각하여 녹색법률센터 동계 실무수습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실무수습 과정에서 녹색법률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여러 변호사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환경소송의 실제와 환경 분야 변호사님들의 삶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패소전문 변호사”라는 자조적인 표현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변호사님의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속초, 양양 지역에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건설사업에 대한 주민소송 준비 현장에 참관하여 실효성있는 환경구제를 위해서는 열정 뿐 아니라 법학과 실무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그 밖에도 폐기물 처리, 사육곰 등과 관련된 환경특강을 수강하며 환경보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재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한 궁금함에서 시작된 흥미가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의 추구라는 신념으로 바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장차 법조인이 되어서도 이번 실무수습에서 느꼈던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실무수습교육생 허재성
자연환경에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면서도 이따금 힘이 빠지곤 한다. 자연은 너무나 거대해서 나 하나가 신경 써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가끔은 번거롭다 보니 기후 온난화는 음모론이라는 음모론에도 쉽게 흔들리게 된다. 자연환경과 관련해서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일은 어떠할지, 그 일을 하는 변호사들은 어떤 분들일지 궁금해하며 녹색법률센터의 실무수습에 임하였다.
수습 과정에서 만난 여러 변호사분으로부터 들은 패소 전문 변호사라는 자조는 참 안타까웠다. 동시에, 누구보다도 패소할 확률이 높다는 걸 잘 알면서도 ‘전문’이라는 단어가 붙을 정도로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기도 하였다. 조심스럽지만 의무도 아니고 금전적인 이익도 없건만 이 변호사들을 그렇게 이끄는 동력은 어떤 것일지 의문이 들었다.
조금은 유치한 의문에 분쟁 과정의 주민께서 말씀하셨다고 한 ‘패소하더라도 자기가 옳은 일을 했다는 기억이 필요하기 때문에’라는 답은 큰 울림을 주었다. ‘옳음’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는 과연 자연과 환경이 옳음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짙은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하였다.
환경 관련 법적 분쟁에서 또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몇 승소 사례에서 법 논리 구성도 중요하긴 했지만 그보다도 세상이 바뀌어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승소한 것 같다는 후일담이었다. 변호사로서는 허무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실무수습을 통해 만나게 된 변호사분들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언젠가 어쩌다가 세상이 바뀌어 손바닥이 다가오더라도 맞장구칠 손바닥이 없다면 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설악산 케이블 설치와 관련한 분쟁에서 과거에는 자연피해를 정당화했던 경제 이익의 논리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을 보며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상황에서 다른 사례에서도 자연의 피해가 부각되지 않더라도 이익 논리 그 자체가 정당성을 잃어 환경 관련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기도 하였다. 다만 손바닥이 과연 다가오기나 할지 의문스러운 시대에서 마냥 일방적으로 손뼉 치는 일은 쉽지 않겠거니 싶기도 하였다.
개성이 강한 여러 변호사분들을 만났지만, 변호사의 장점으로 책임만 지려 한다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넓은 점을 말씀하시는 건 공통적이었다. 환경 관련 활동은 어렵고 스스로의 마음은 얕다고 느껴지지만 언젠가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을 때, 녹색법률센터에서 배우고 느낀 내용들을 통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