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개발문제와 관련한 小考

2011년 8월 29일 | 녹색칼럼

굴업도 개발문제와 관련한 小考

 

 

전종원(운영위원, 변호사)

 

  20118월 여느 때보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지나고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불 때 즈음이면, 누구나 하늘을 한번 쯤 쳐다보게 된다. 그러면서, 아 하늘이 참 맑구나, 하늘이 높구나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곤 한다.

지구에 인간이 없다면 지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인간이 없는 지구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지구와 인간이 조화를 이룰 때 지구는 가장 아름답다. 인간이 없는 지구는 존재론적으로는 아름다울 수는 있으나, 지구가 아름답다는 의미를 부여할 인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식론적으로는 결코 아름다울 수가 없다.

개발과 환경의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간이 존재하기에 개발이 있고, 환경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도 존재한다. 따라서 인간을 위한 개발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할 수도, 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을 무조건 옹호할 수도 없다.

결국은 조화의 문제로 치닫는다. 조화라는 것은 도 아니면 모의 일도양단의 가치판단으로 이루어 질 수는 없는 것이다. 조화에는 정도의 문제가 항상 개입이 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가 가장 적절한 정도인지 하는 그 정도를 두고 개인의 경험과 입장에 따라 수많이 의견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서는 그 정도의 문제에 대하여 의견의 차이를 찾아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당부분 명확한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이다. 종의 멸종문제, 도저히 회복할 없는 자연의 훼손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누구나 이러한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데 도의할 것이다.

자 그러면 굴업도 개발문제로 들어가 생각을 해보자.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 인천에서 뱃길로 두 시간. 사람이 업드린 모양의 굴업도. 아름다운 야생. 낭개머리 해안의 엉겅퀴 군락과 갯채송화 군락. 절벽 곳곳에 위치한 둥지 속의 새끼매들. 먹이 사냥에 나선 바다 위 어미매들. 숲속의 최상위 포식자 먹구렁이. 육지에서 보기 힘든 멸종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 애기뿔소똥구리. 지천으로 널린 보라색 엉겅퀴와 노랑 갯채송화.

굴업도는 2009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최고로 선정된 바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굴업도는 1994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후보지에 오르기도 하였다가 무산된 바도 있다. 현재는 국유지를 제외한 섬 전체의 98%를 사들인 CJ그룹에 의하여 개발사업의 대상이 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3,910억원을 들여 골프장과 호텔, 콘도미니엄, 요트장, 수영장 등을 갖춘 휴양관광단지 오션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50여 만 평 정도 되는 굴업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골프장의 건설이다.

사람은 다양한 여가생활과 취미생활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골프도 그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러한 욕구도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골프장이 차고 넘치는 추세에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과연, 생태보존의 가치가 높은 굴업도에 꼭 골프장을 건립하여야만 할까?

헌법은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굴업도의 98%를 소유하고 있는 CJ그룹의 재산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소유자의 권리를 얼마나 존중해 주어야 하는지 여부.

하지만, 재산권의 행사에는 내재적 한계와 제한이 따른다. 멸종위기종이 다수 존재하는 굴업도에 골프장을 개발할 경우, 멸종위기종들이 멸종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멸종된 동식물은 복원이 되지 않는다. ,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그것도 종 전체의 생존의 문제. 그리고 생물다양성의 감소. 이를 통한 예측하기 힘든 우주적 질서의 파괴 문제. 그리고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간의 인식의 소멸. 그들과 인간의 영원한 이별의 문제인 것이다.

굴업도 개발과 관련하여서는 생태공원으로 육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천혜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경관, 그리고 멸종위기종들과 이웃처럼 어울릴 수 있는 곳.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개발을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경제적 관점이다. 이 세상은 경제적 관점만으로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소위 경제적 관점이라는 것도 큰 틀 에서 보면, 그 결과치가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굴업도는 그 섬 자체가 하나의 천연기념물이다. , 이제 굴업도는 수많은 골프장 중의 하나가 될 것인가. 멸종위종들의 주 서식처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자연 생태공원으로 남을 것인가.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