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드리는 글

2009년 10월 13일 | 활동소식

반칙으로 얼룩진 무분별한 개발정책을 극복하고, 통합과 개혁의 시대를 염원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제16대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제16대 대통령 당선은 우리 사회의 낡고 부패한 정치를 청산하고 진정한 개혁을 통해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 서로 나누며 공평하게 사는 사회, 국민의 힘과 뜻으로 나라살림이 이루어지는 사회, 당당한 주권행사가 이루어지는 사회, 남북의 화해와 통일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의 염원이며, 개혁의 대의와 물결을 거꾸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국민의 당당한 권리의 표현입니다.

이제 우리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낡은 개발정책을 녹색의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정치개혁과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통한 따뜻하고 아름다움이 넘치는 사회를 향한 도도한 대장정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잘못된 개발정책을 환경정책 개혁으로 바로 세우는 대통령’이 되어주십시오. 새만금간척사업은 낡은 개발정책의 산물로서 녹색국가 실현을 위한 주요한 지표로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물론 이미 파괴된 갯벌을 복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곪을 데로 곪은 상처의 치유를 위한 고통의 시간은 필요불가결한 과정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차기 정부환경정책의 제일과제는 새만금사업의 즉시중단이며, 이는 차기 녹색정부의 실현을 위한 환경정책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일 것입니다.

둘째, ‘지속가능한 사회와 자원의 통합적이고 형평한 보전과 관리에 힘쓰는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물공급 위주, 에너지 공급위주 정책의 청산과 함께 환경을 보전과 수요 관리를 위주로 한 정책의 등일단을 이루어야 합니다. 새로운 정부는 환경문제를 통합적 시각으로 보고 통합적 접근방법으로 해결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며, 종래의 공급위주의 정책을 지양하고 수요관리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수도권의 과밀과 난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이 되어주십시오 추상적이고 막연한 공약이 아닌 국토의 균형발전과 보전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문제 해결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그 준비와 시행 과정에 국민들이 참여하여야 합니다.

넷째, ‘남북 생태공동체에 대한 비전이 있는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남북간의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남북협력의 주요 과제는 정치, 경제라는 현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환경의제는 공식논의의 장에서 도외시 되고 있습니다. 통일에의 열정과 비전을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큰 그릇에 담고자 한다면 남북이 함께 만드는 환경공동체에 대한 전망과 비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현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의 물꼬를 열었다면 차기 정부는 한반도 생태계보전을 위한 공동선언을 하여야 하며, 남북협력의 중요한 의제로서 환경의제를 채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민간환경기구를 포함한 상설 논의와 실천의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다섯째, ‘미국에 당당한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그 동안 한국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주한미군이 저지르는 범죄는 국가안보상 어쩔 수 없다는 무기력하고 주권을 포기하는 태도로 일관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과 힘을 믿고 우리의 환경과 시민의 환경권을 귀하게 여긴다면 미국에 당당해져야 합니다. 미국의 독선과 패권주의에 ‘노’를 할 줄 아는 당당한 대통령을 원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나 국제적 동향을 읽고 주권국가의 목소리와 평화를 바라는 세계 시민사회에 기여할 안목과 혜안을 갖춘 사람, 불평등한 SOFA 개정 등 한미관계를 동등하게 바로잡아 더 이상 우리 국토와 생명에 가하는 주한미군의 환경범죄, 인권유린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국가외교정책의 근본을 세우는 대통령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녹색연합은 ‘감시와 견제, 협력’이라는 고유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칙으로 얼룩진 무분별한 개발정책을 극복하고, 통합과 개혁의 시대를 염원하며 다시 한번 16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2002년 12월 19일

                                               녹색연합 / 환경소송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