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찾아가는 녹색법률학교 후기 (김종필)

2015년 10월 23일 | 활동소식

                                                                                                                                        (사)광주생명의숲 김종필

환경운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선배활동가만 바라보며 주구장창 몸으로만 때우던 세월이 10여년 흘렀다. 나의 10여년을 돌아보면 통상적으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환절기 독감마냥 찾아오는 운동에 대한 몸살도 크게 없었다. 무던히 지내왔다. 그렇지만 이것이 화근이었을까? 올해 들어 단순 몸살이 아닌 운동의 질풍노도기를 맞는 기분이다. 백약이 무효다. 고민의 농도가 짙어만 갔다. 주변과 스스로의 진단으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운동방식에 젖어 있다. 소통도 잘 되지 않고 활동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 지역의 환경운동가가 SNS상에서 공유했던 ‘찾아가는 녹색법률학교’를 접하게 되었고 주저 없이 신청하였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주말프로그램을 다른 활동가에게 부탁하면서까지 망설이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다.

격주에 걸쳐서 대전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녹색법률학교’는 환경영향평가제도, 법적대응방안, 도시계획법제, 원자력법제 등 알토란 같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환경영향평가제도 강의는 그 체계를 정리하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파편적으로 그때 그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하거나 선배활동가, 전문가를 통해서 들었던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 광주에서는 환경영향평가제도로 인해 두건의 환경현안문제가 해결되거나 재검토 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법적대응방안에서 정보공개청구 부문도 중요한 내용이었다. 정보공개청구에 관한 내용은 처음은 아니지만 항상 그 중요성과 활용도는 들을 때마다 새롭다. 강의에서 정보공개 신청방법 시연은 교육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특히 정보공개청구제도의 최신 개정된 내용까지 알게 되어 더욱 좋았다. 아직도 지역의 많은 활동가들이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익숙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 많은 지역의 활동가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야겠다는 생각이 수업 내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부분이 도시계획법제였다. 도시계획을 기본으로 한도시의 정책과 모습, 큰 방향성이 정해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도시계획에 대한 이해는 광역도시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교육에서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고 도시계획을 수립시 고려해야되는 부분과 생태적인 관점이 반영된 도시계획과 그렇지 못한 도시계획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광주에서는 지금 도시계획이 새롭게 준비되고 있다. 생태적 요소가 적극반영된 도시계획이 세워지길 기대해 본다.

이외에도 원자력, 토양, 폐기물, 환경법 등 다양한 주제로 유익한 내용들이 많았다. 장시간의 교육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그 힘듦이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그 만큼 유익함이 큰 시간이었다. 그리고 교육생들을 고려한 녹색법률센터와 강사님들의 배려가 무엇보다도 좋았다.
사전 설문 조사를 통해 교육과목을 구성하여 학문적인 내용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적용가능한 실제적인 내용이 많았으며 법률에 생소한 교육생들을 고려하여 법조문 찾는 법, 읽는 법부터 시작하는 강사님들의 배려가 좋았다. 어쩌면 법률 전문가 입장에서는 간과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법조문을 찾는 법부터 직접 시연까지 보인 교육들은 충분히 교육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교육내용 중 부분적으로 겹치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아마 강사님들끼리 교육세부내용을 사전에 공유하지 않아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교육완료 후 주변의 활동가들에게 ‘찾아가는 녹색법률학교’를 적극 추천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내년의 녹색법률학교도 기대해본다. 비록 올해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나는 다시 신청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