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냈다. 동네 앞 신작로에 읍내로 가는 버스가 하루 3번 다니는 외딴 곳이었다. 초저녁 호롱불 아래서 바느질 하시는 어머니 무릎 팍에 매달려 문풍지 바람에 흔들리는 불빛에 졸음이 쏟아졌는데, 읍내로 가는 마지막 버스가 쏘아대는 불빛에 방안이 환해져 놀라 깨면 어머니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달래며 등을 도닥여주셨다. 우리 집은 낡은 초가집이었다. 어머니는 아침저녁으로 방걸레질을 하셨고 끼니때마다 정지(부엌) 부뚜막과 가마솥 뚜겅을 행주로 훔치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