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인터뷰] 활동가들의 수다 3- 녹색연합 그리고 활동가들의 변화

2021년 3월 1일 | 활동, 활동소식

코로나로 인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들을 보내야 했던 2020년, 그 한 해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어느덧 2021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두 달이 되어갑니다. 2021년을 맞이하며 녹색연합에는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조직개편을 통해 녹색연합을 이루는 팀들이 새롭게 구성이 된 것입니다. 녹색법률센터에서는 이러한 녹색연합의 변화를 직접 활동가들의 입을 통해 듣고자, 2년차 활동가 이지수, 이다예, 진채현 활동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왼쪽부터 이지수, 이다예, 진채현 활동가

 

조직 개편,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까

기존에 녹색연합은 3개의 운영부서와 3개의 사업부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운영부서는 녹색이음팀, 조직팀, 상상공작소로 이루어져 전반적인 조직의 운영과 회원사업 등의 업무를 맡았고, 사업부서는 정책팀, 자연생태팀, 기후에너지팀으로 나뉘어 각각의 의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지수 활동가는 자연생태 팀, 다예 활동가는 정책팀, 그리고 채현 활동가는 녹색 이음팀에서 활동했습니다. 2021년 조직개편을 통해 녹색연합은 2개의 운영부서와 9개의 사업부서로 나뉘게 되었으며, 특히 사업부서가 3개에서 9개로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띕니다. 다예 활동가는 “기존에는 한 명이 한 의제를 담당하여 자기 완결성을 갖고 추진해왔다면, 이제는 여러 명이 협업하기 보다 용이하도록 변화를 주었다”며, “세부 주제별로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서 여러 활동가가 참여하는 구조로 바뀌었고, 이를 통해 부서 간의 소통과 협업이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운영부서에서 사업부서로, 사업부서에서 운영부서로 활동가들의 이동도 있었고, 덩달아 저연차 활동가들이 사업부서의 팀장을 맡는 경우도 속속 생겨났습니다. 이전과는 색다른 녹색연합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리더쉽의 자리들이 오픈된 것입니다. 지수 활동가는 “더 나은 방향으로의 모색을 고민하는 녹색연합의 모습이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인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녹색연합은 그러한 부분에서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색연합의 조직개편을 통해 다예, 지수 활동가는 박은정 팀장 활동가와 함께 ‘사육곰과 새충돌’ 팀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육곰 의제에서는 웅담채취를 방지한 전시관람용 곰들이 불법적으로 증식이 되며, 멸종 위기종으로서의 지위도 받지 못하는 문제 등을 해결하여 궁극적으로는 사육곰 사업을 종식시키고자 합니다. 녹색연합에서는 사육곰 4마리를 구출하여 청주와 전주의 동물원으로 돌려보낸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채현 활동가는 “지리산의 반달가슴곰과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모두 같은 곰인데 웅담채취용을 구분하여 착취하는 것이 정말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새충돌 이슈 같은 경우, 작년까지 녹색 이음팀에서 시민참여 캠페인으로 이루어지던 의제이지만, 전국적인 호응을 입고 사업 영역으로 확장되어 올해에는 정책활동까지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다예 활동가는 “입법활동은 시민참여 활동과는 접근방식이 달라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새충돌 이슈는 비교적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면서, 녹색법률센터와의 새충돌 세미나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의 1년간 활동, 그간의 소회

오늘 만난 세명의 활동가는 모두 2019년 말에 녹색연합 활동을 시작하여 2020년 한 해 동안 치열하게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활동해온 이들에게 그간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물었습니다. 지수 활동가는 “한편으로는 일상에서 일반시민들보다도 불편함을 감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나기도 한다. 일 자체가 영감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뢰제거 의제를 다루면서, 자신을 찾는 전화를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런 때에 놀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색연합에서의 활동에 대해 다예 활동가는 “녹색연합이라는 잘 다져진 조직에서 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녹색연합은 활동가 협의회라는 의결기구가 존재하며, 활동가들이 직접 내규 개정, 복지, 의견 수렴 등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활동을 합니다. 다예 활동가는 그간의 소회에 대해 “가끔 활동을 하다 보면, 좋아서 시작한 일이 업무로 주어지면서 순수함을 잃은 것 같을 때도 있다. 아직 법, 정책 개선에 관한 운동에 있어서 남을 설득하는 것에 어려움도 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채현 활동가는 “우선 내 일이 내 가치관과 다르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 만족스럽다. 녹색연합에서 활동하면서 조직의 기존 틀에 맞춰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재미와 보람을 느끼면서도 아쉬움과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고, 바깥에서 직접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어가는 개인 활동가들을 보면서 배울 점을 찾고 동력을 얻게되기도 한다. 요즘은 시민 참여에 있어 어떻게 우리와 접점이 없는 다수를 만나 함께 활동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물으며, 세 명의 활동가들에게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환경 문제의 다양한 의제를 직접 부딪히는 경험을 통해, 이들은 한편으로는 활동의 뿌듯함과 성취함을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고민들이 들기도 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2년차 활동가로서 앞으로 이들이 녹색연합에서 펼쳐갈 활동들은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2021년, 녹색연합의 새로운 조직개편의 변화와 더불어 이들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합니다.

 

글. 최인아 인턴활동가